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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진 칼럼-이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개혁이 절실한 때다
백용진 칼럼-이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개혁이 절실한 때다
  • 의성문소신문
  • 승인 2017.12.2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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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다. 미국이 법인세를 20%로 낮추고 상속세를 폐지하는 방침 등을 확정한 다음날 한국은 법인세 인상, 부자 증세를 단행했다. 한미 간 세율은 단번에 역전됐다.

최근 방한한 데이비드 립턴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는 “한국의 단기 성장전망은 개선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성장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지금이 구조개혁의 적기임을 강조했다. 한국경제가 살아남는 길은 저출산·고령화 위기에 대처하면서 기업 구조조정, 노동개혁 등에 올인하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기업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의 호황에 가려 경제의 착시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수출을 제외한 주요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자동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7.5%로 떨어져 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인도에도 밀릴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에는 운동권 출신이 대거 포진해 있어 재계가 대화를 하고 싶어도 창구가 없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눈 밖에 나서 아예 상대도 안 해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총 무역협회는 대통령 외국순방 행렬에도 제외됐다.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 뭐냐?” 지난번 관훈클럽에 나온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언론인들이 물은 질문이다.

노동생산성 저하문제도 심각하다. 한국생산성본부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국내 기업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28위다. 1인당 노동생산성은 시간당 31.8달러로 노르웨이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고 일본의 77%에 불과하다. 노동시장 개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세계경제포럼은 국가경쟁력평가에서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효율을 73위로 평가했다. 노동시장의 낮은 효율성이 국가경쟁력 상승의 발목을 잡는 만성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각각 52위와 62위로 평가했다. 주요 기업의 경쟁력 저하 뒤에는 경직적인 노사관계와 높은 노동비용이 자리잡고 있다. 높은 청년실업률과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도 개혁이 시급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는 것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없이는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우리 경제의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결정한다. “인구변화는 운명이다”라는 말이 우리 현실을 잘 보여준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노인인구 비율도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해 1.17명이던 합계출산율이 올해 신생아수 격감으로 1.03명 내외로 떨어질 전망이다.

개방적 이민정책은 더이상 강조가 불필요하다. 미국 포춘 500대기업의 40%를 이민자가 창업했다. 구글, 이베이, 화이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민 친화적으로 법과 제도를 시급히 손봐야 한다. 유럽경제를 견인하는 독일 제조업의 저력은 양질의 이민 근로자 덕분임을 유념해야 한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개혁이 절실한 때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선후(先後)가 바뀌었다는 평가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개 경제활성화에 관한 설계를 먼저 내놓는다. 가령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경우 사회간접자본(SOC) 1조달러 투자, 에너지정책 등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5% 높여주면 그것이 고용을 늘리는 구상이다. 우리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엔 그런 목표점이 없다. 그냥 공공 분야 81만명을 채용해 그들이 소비하면 민간영역 고용도 늘고, 또 비정규직, 최저임금 등의 임금을 올려주면 소비 증가를 촉발해 투자→성장을 가져온다는 논리다. 이것이 과연 작동 가능한 이론인가. 정부는 내년에는 1인당 소득 3만달러 돌파를 자랑하겠지만 그 초석은 6~7년 전에 깔아놓은 것이며 솔직히 대기업의 공로다.

기업이란 무엇인가`를 연구해 노벨경제학상(1991년)을 탄 로널드 코스는 “기업의 요체는 거래비용 최소화와 자유”라고 정의했다. 바로 그것이다. 그럼 한국의 상황은 `코스의 정의`에 맞는가? 최저임금 급등, 법인세 인상, 공무원 숫자 9475명 증원 등 큰 정부에다가 기업이 뛰는 데 잔뜩 짐을 지워 놨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이 모두 날씬한 정부로 가는데 한국은 뚱뚱한 정부로 간다. 이 모든 것은 거래비용을 눈덩이처럼 부풀려 코스가 말한 기업의 속도를 느리게 한다.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기업 횡포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해주겠다는 선언이 있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적(敵)인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된 처사다. 프랑스의 라 트리뷴은 “이재용 부회장은 정치의 희생양”이라고 썼다.

문재인정부의 성공 여부는 결국 경제팀의 어깨에 달렸다. 지금의 70%대 지지율도 1년, 2년이 지나면서 경제성적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뜬구름이다. 그런데 항간에 김동연 경제팀이 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왜? 우선 청와대 조직이 너무 비대하고 지시형이다. 또한 이념파 교수 출신들이나 정치인 출신 경제장관들이 너무 많다. 10년 후 재벌이 몇 개나 살아남겠느냐? 국민연금은 중소기업 주식을 사라든지 근로이사제 도입하라는 발언이 국정기획 쪽에서 나왔다. 이는 문 대통령이 “나는 친노동뿐만 아니라 친기업”이란 말을 부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늦었으나 이제부터라도 문대통령은 경제사령탑을 확고하게 단일화해줄 필요가 있다. 경제 장관들 면면을 보면 탈(脫)원전, 소득주도 성장, 재벌저격수 등 정말이지 화려(?)하다. 야당 시절 서비스관리기본법 국회 통과를 끝까지 반대했던 인물, 들이 즐비하다. 신기한 공통점 하나를 들자면 현장 실무경험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슘페터의 말대로 경제가 어려워지면 그 책임은 정치가 진다.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임기5년을 관통할 경제운용의 간판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검토가 부족했던 사안은 철회하는 융통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친 기업, 친 시장이다. 최근 원화 강세와 고금리, 유가 상승 등 위험 요인을 감안하면 가계 빚이 1400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가계의 부담을 늘리고 기업의 투자 비용 등을 키울 수 있다. 이래저래 우리 경제는 지금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이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개혁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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