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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 서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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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 매년 반복되는 횟수이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서글퍼지는 것은 나이에 숫자가 더해 가기 때문이리라. 시간에 겸허히 수긍해야 하지만 아쉬움이란 어쩔 수가 없나보다. 그럴수록 더 많이 느끼고 담아내야 한다는 욕심이 앞서가는 건 한편으로 좋은 행동이라 여겨져 다행이다.
흔히 여가를 위한 힐링의 관광여행이라 하면 아름다운 경치에 주요 명산과 계절별 조화를 이루는 꽃과 단풍이나 호수, 둘레길 또는 감탄할 만한 풍광을 배경으로 기념한다.
그러나 문화재나 유적을 답사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부분 국보나 보물, 문화유산과 유네스코 등재 유산을 비롯해 박물관이나 왕릉, 궁궐, 무형, 기록유산 등으로 다양한 특징을 띄고 있기에 경건하게 마주대하여 조상의 얼을 기리고 역사 흐름에 과거를 되돌아보는 의미를 새김한다. 그리고 국가와 시나 도에서 지정하여 특별히 보존과 관리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학회에서도 많은 발굴과 연구 조사에 국가가 뒷 받침 하고 있어 우리나라 전통문화 계승에 뜻있고 가치가 있는 일이라 하겠다.
출발 전 목적지에 관여한 역사을 살펴보고 배경의 연대와 왕이 펼친 정책이나 그 시대의 사건 등 기록을 인지한다. 즉 아는 만큼 보이고 느낀 만큼 감동이 배가 되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다녀온 곳을 기록과 일기로 남겨놓으면 그 기억으로 새로운 생활의 활기를 찾는다. 그것이 알아가는 기쁨이다.
필자는 경주 남산 정상을 향해 12월 중순 일요일 오전 9시에 다소 싸늘한 바람과 함께 출발하여 남산의 두 번째 최고봉인 북쪽 금오봉(金鰲峰, 468m)을 들러 몇 군데를 트레일런 대회를 통해 2시간을 넘겨 바쁘게 눈도장을 찍고 발자국을 남겼다.
남산은 산 전체가 국립공원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그야말로 살아있는 천년의 숨결이 살아있는 노천 박물관으로서 남북 길이는 약 8km, 동서 너비는 약 4km 정도이며 60여 골짜기에 유적과 유물이 700여 개와 왕릉 7곳을 비롯해 절터는 150여 곳이나 되어 우리나라에서 불교 유적이 가장 많다고 하니 과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최고봉은 고위봉(高位峰)으로 494m로서 그리 높지는 않으나 신라인의 불국토를 꿈꾼 영산이다. 몇 년 전에 가본 곳이기도 하지만 해가 바뀌고 계절을 달리하여 마주하면 다시 새롭게 반갑다.
이어서 남산의 동쪽으로 펼쳐진 유적지의 통일전과 서출지를 비롯해 네 곳 정도 들러보았으나 하루 만에 들러보기에는 일정이 바쁘다.
경주 서출지는
[경주 남산 기슭에 위치한 삼국시대 연못이다.남산 마을 한가운데에 삼층 석탑 두 기가 있고 동쪽에 아담한 연못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신라 소지왕 10년(488)에 왕이 남산 기슭에 있던 ‘천천정’이라는 정자로 가고 있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사람의 말로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쫓아가 보라’하니 괴이하게 여겨 신하를 시켜 따라가 보게 하였다. 그러나 신하는 이 못에 와서 두 마리의 돼지가 싸우는 것에 정신이 팔려 까마귀가 간 곳을 잃어버리고 헤매던 중 못 가운데서 한 노인이 나타나 봉투를 건네줘 왕에게 그것을 올렸다. 왕은 봉투 속에 있는 내용에 따라 궁에 돌아와 화살로 거문고 집을 쏘게 하니, 왕실에서 향을 올리던 중과 궁주가 흉계를 꾸미고 있다가 죽음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못에서 글이 나와 계략을 막았다 하여 이름을 서출지(書出池)라 하고, 정월 보름날은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제사 지내는 풍속이 생겨났다.
조선 현종 5년(1664)에 임적이라는 사람이 못가에 건물을 지어 글을 읽고 경치를 즐겼다고 한다. 지금, 이 건물은 연못 서북쪽에 소박하면서 우아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https://www.gyeongju.go.kr/tour/page.do?mnu_uid=2517&chaNo=3270&cmd=2
이날도 까마귀가 많이 떼 지어 하늘에 노닐고 있었는데 위 전설의 명맥을 지키려는 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까마귀가 반가웠다.
본시 서출지를 자랑할 계절은 7~9월 배롱나무에 꽃이 필 때이다. 이 꽃이 백 일 동안 피어있다고 해서 백일홍이라 한다. 꽃말은 수다, 꿈, 행복, 부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이고 서원이나 사찰이나 향교에 많이 볼 수 있고 요즈음은 관상용으로도 심기도 하며 가로수나 공원에도 많이 심는다.
경주 동남산 인근 유적지를 소개하자면 통일전, 정강왕릉, 헌강왕릉, 남산동 동서삼층석탑, 양피저수지와 산수당, 무량사, 신문왕릉, 선덕왕릉, 경북천년숲정원등... 시간만 허용한다면 여러 곳을 욕심부려 보겠지만 다음으로 미루자.
올해 봄에는 토함산의 석굴암과 불국사를 답사하였는데 석굴암은 1,300년 전 건축 기술의 위용이 늠름하고 불국사는 거대한 화강암을 다듬어 목조건축과의 조화를 이루어내고 석교의 아름다움, 탑의 대칭과 비대칭의 조화와 통일신라의 독특한 조형미와 예술성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여 2024년 기준 경주를 방문한 외국인 수는 100만 명이 넘어서고, 불국사는 30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통일신라의 불교문화와 건축의 아름다움은 우리 역사의 자존심으로 우뚝 서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10월에 경주에서 열린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경주의 신라 금관을 비롯해 한국의 전통과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세계적인 관광도시 경주를 알리는데 큰 성과를 이루어냈다.
오늘도 운동을 겸해서 답사하고 남산이 바라보이는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음악으로 마감하며
보람의 하루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에 휘파람을 날리며 자랑스러운 선조 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경북중앙NEWS_ 편집위원/기자_ 최상철